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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자율적 운영을 옥죄는 갖가지 규제가 풀리게 되어 교육계가 시끌시끌하다. 교육과학부가 15일 학교자율화 추진계획을 발표한 뒤 일선 교육당국과 교사 및 학생들은 물론 교원단체와 학부모단체 사이에 찬반양론이 무성하다. 다른 행정 분야에서는 규제가 풀릴수록 환영이다. 시민생활이나 기업활동 어떤 분야건 정부의 간섭은 적을수록 좋은 법이다. 질서를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국민생활 모든 분야는 구성원 스스로의 생각과 판단에 맡기는 것이 민주사회의 제 모습이다. 그런데 일선 교육당국과 학교에 자율권을 주겠다는 데도 이렇게 시끄러우니 교육문제는 역시 국민 개개인에게 가장 민감한 관심사인 모양이다. 교육과학부가 발표한 ‘학교자율화 3단계 추진계획’은 초중고교 운영에 대해 장관의 포괄적인 장학 지도권을 규정한 초·중등교육법 제7조를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교원인사권을 각 지방 교육감에게 이양하고 교육현장의 민감한 현안인 우열반 편성, 0교시 수업, 심야 보충수업, 사설 모의고사, 방과 후 학교 학원 개방 등을 교육감 또는 학교장 재량에 맡기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지역별 학교별로 원하는 것은 허용해야 행정은 지방정부 또는 주민자치에 맡기고 중앙정부는 지방행정이 큰길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감시하는 일에 그쳐야 한다는 자치행정의 이상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규제와 제약은 적을수록 좋은 법이다. 하물며 지역에 따라, 계층에 따라, 학업성취도에 따라 이해관계가 제각각인 교육현안에 대해 중앙정부가 일률적인 잣대로 규제일변도의 정책을 고집할 일은 아니다. 이 조치에 대해 전교조는 16일 정부 중앙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교육의 공공성을 포기한 정책”이라고 몰아붙이면서 ‘교육 대재앙의 선포’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진보적인 성격의 학부모 단체들도 학생들의 입시경쟁 스트레스 가중을 우려하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에 한국교총 같은 교원단체는 “실질적인 지방교육 자치를 이룰 절호의 기회”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람이 많이 모여 사는 곳에서는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좋아하는 사람, 싫어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같은 항목이라도 세부항목에서 또 의견이 갈리게 돼 있다. 한쪽의 목소리에 다른 한쪽의 목소리가 파묻혀서는 안된다. 한 언론사가 전국 16개 시도교육청 중등교육국장 등 핵심 관계자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 그 해답이 나와 있다. 지역에 따라 항목에 따라 각양각색의 의견이 나왔다. 가장 민감한 우열반 문제에 관해서는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인가 하면, 지방에는 분명한 반대와 찬성 의견이 공존했다. 같은 수도권 지역에서도 심야 보충수업, 사설학원 모의고사 같은 사안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렸다. 교원인사권 이양에 대해서는 모든 응답자가 찬성이었다. 바로 그것이다. 지역별로 학교별로 원하는 것은 하고 싫은 것은 물리치면 된다. 방과후 사설학원 강사를 초청한 학습지도 문제만 해도 사교육이 성행하는 도시지역에서는 학부모도 학생도 외면할 것이다. 그러나 학원이 없는 시골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학교교육 이외의 교육을 받아볼 절호의 찬스가 될 것이므로 무조건 반대만 할 일이 아니다. 규제 푼다고 너무 빨리 나가는 조급성이 문제 문제는 규제를 푼다고 너무 빨리 나가는 조급성이다. 교육과학부는 3단계 학교자율화 조치와 함께 일선 학교에 대한 29개 지침까지 모두 폐지해 버렸다. 이 속에는 교사에게 촌지 안 주고 안 받기 지침, 부교재 채택 부조리를 막기 위한 부교재 선정 지침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일선 교육현장에 만연되어 문제가 끊이지 않는 부조리 근절 장치까지 규제로 보아서는 안된다. 지방 관서가 대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편달하고, 잘 하는 것은 상을 주어 더욱 잘 하게 하는 조장행정이 중앙 행정기관이 지향할 방향이다. 학교는 학생들이 공부를 잘 하도록 이끌어주고 학생은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각각의 존재이유다. 과외교육과 성적경쟁을 무슨 범죄인 양 거부하는 것은 인간사회의 원리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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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4/20 교육자율화, 이래도 저래도 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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